011922 (00:11) <윤희에게> 상영 막바지에 버스 오래 타고 오래된 독립영화관에서 관람하고 나오는데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거리로 나왔을 때부터 이 노래만 들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 몇 년 전 그 날이 기억이 난다~~ 눈 오는 횡단보도라든지 한강이라든지... 영화의 마지막 감정에 비해서는 우울한 감이 있는 노래지만 멜로디가 다정해서 들었던 것 같다...
식물 조각가 스다 요시히로는 스스로에게 물었지 목련나무를 깎아 나팔꽃을 만들었다면 그것은 목련인가 나팔꽃인가 당신을 내 마음으로 만들었다면 그것은 당신일까 나일까 김박은경 <당신의 코트 빛으로 얼굴은 물들어 버린 채> - 배우 심은경의 <윤희에게> 감상
이거 1월부터 거진 매일 하고 있는데 신기하게 문득 눈치채보니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나름대로 코어 단련을 해줘도 이럴 거면 왜 하나 싶을 정도로 앉는 자세가 안 좋은데... 한 군데만 공략해서는 의미가 없는 거였구나 (당연하지) 어깨에 근육이 있으면 목을 잡아줘서 거북목이 낫는다길래, 5분 짜리라 매일 하기에도 부담이 없어서 시작했는데 보람을 느껴 기쁘다~~
011122 (04:15) 현실적인 문제들도 건재하지만 마음으로서는 어딘가 초월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기후 위기에 휩쓸려 인류가 단명하는 일이 영영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곁에 사람이 남지 않고 가족 중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책임져야 할 생명체가 없어진다면 나는 그냥 죽으면 될 것 같다. 암울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러면 될 일이니 일희일비 할 것 없으며 주변 사람을 사랑하고 내 한몸 건사하며 살아가면 그만인데다 그럴 수 있다면 이미 그 시점에서 그보다 더한 복이 있나 싶고...
다른 이야기이고 최근에 한 생각인데. 최재천 교수님 왈 자살을 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한다. 죽음이라는 개념과 상태를 이해하는(모자라서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생물도 인간밖에 없을 거다. 말인 즉슨 (굉장히 당연한데)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생물도 인간밖에 없지 않을까? 오늘도 열심히 살아보자. 그래도 살아야지. 누구나 하루 중 어느때든 무의식적으로 읊조리는 감정에 가까운 생각들이 윤슬처럼 반짝반짝 느껴지게 되었다. 산다는 건 멋진 일이다. 시골에 살든 도시에 살든 인간은 모두 그걸 알기 때문에 불행에 잠긴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아닐까. 지구라는 별에 생명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정말 멋진 우연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