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122 (03:45)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으로 할머니 꿈을 꿨는데 나의 무의식이 엄청나게 투명히 반영된 (내 꿈은 진짜 쉽다...) 슬픈 꿈이었다. 꿈속에서 당신 얼굴을 붙잡고 울면서 미안하단 말도 고맙단 말도 못하고 너무 괴로워서 눈을 번쩍 떴다. 일어나서 잠깐 몸을 웅크리고 신음했을 정도로 슬펐다. 그래도 벌떡 일어나서 씻고 다시 방으로 돌아오니 '이렇게라도 얼굴 봐서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 마음이 귀엽게 간사하구나 싶어 기분이 풀어졌다. 지금도 꿈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 괴롭고 슬프고 보고 싶지만 자꾸 떠올려서 곱씹게 되는 것처럼... 꿈의 자세한 내용은 (무지 잘 기억나지만) 입밖으로 내면 울 것 같고, 마침 집에 온 엄마에게 간략하게 이 일을 말했더니 엄마 역시 '슬퍼하는 꿈은 좋은거야'라고 해줬다. 웃으면 안 좋은 거라며...ㅋㅋㅋ 아아 꿈에서라도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이런 거구나.....
아침에 방에서 찍..찌직...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 설핏 잠에서 깼다. 처음엔 '내가 컴퓨터를 켜뒀나... 그럴리가 없는데...' 까지 생각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정체불명의 찌직 소리는 끊이질 않고 두 번째 깨어났을 땐 강아쥐 집 나무 벽에 강아쥐 발톱이 긁히는 소리와 흡사한 듯해 강아쥐 이름을 한번 부르고 다시 잠에 들었다. 세 번째 깨어났을 땐(나도 독하군) 강아쥐 발톱 소리는 강아쥐가 뒤척이다 한 번씩 긁히는거지 의도적으로 긁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날 리가 없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이때 처음으로 눈을 떴는데 강아쥐는 내 옆에서 자고 있었다. 그럼 대체 이 찌직 소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약간 섬짓해진 기분으로 일단 다시 잠에 들었다(ㅋ) 네 번째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도대체 방에서 들리는 찌직... 찍... 소리가 쥐가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도심 빌라 밀실 쥐 출입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냉철히 헤아리기엔 쥐가 아닌 무언가가 찌직 소리를 몇십 분이고 내는 게 더 말이 안 되잖아!! 졸리기도 하고 덤덤하고 침착하지만 어쨌든 경계하며 침대와 방을 나눈 책장 옆으로 고개를 빼 내부를 확인했다...
소리의 정체는 바닥에서 발효 중인 두유 요거트였다.
솔직히 이 다음은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냥 그 찌직 찍 소리는 요거트가 지나치게 발효돼서(상했다고 하겠죠) 유청이 분리되며(이거 맞아요?) 부풀어 오르는 탓에 유리병의 실리콘을 비집는 소리였다... 방에서 찌직 소리가 나는데 그게 쥐일 확률과 요거트일 확률... 요거트가 말을 건넬 확률.... 나는 후자가 더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진짜 너무 어이가 없어서 다시 자고 일어나 죽은 요거트를 처리했다 (끝)
맘무042922 (13:47) MORE > 헐 !!! 이거... 핑핑님은 정말 무서우셨겠지만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신기한 썰이네요 어떻게 요거트에서 찍찍 소리가??! 죽은 요거트 <ㅠㅠ 잘 처리하셨길 바라며...... 오랜만에 핑핑님 보고 싶어서 홈페이지 들렀어요~ 간간히 오고는 있었지만!!! 예전에 편지에 가까운 듯 먼 듯 앞으로도 잘 지내달라고 적어주셨던 거 기억하실까요? ㅎㅎ 저는 종종 그 말을 떠올리며 핑핑님 생각을 해요~ 언제나 감사한 핑핑님 다가오는 5월도 행복하세요!
042922 (17:05) MORE > ㅋㅋㅋㅋㅋㅋ너무 황당하고 어이없는 경험이었어요~~~ㅠㅠ 죽은 요거트는 단단한 두부 부순 것처럼 되어서 뜨거운 물에 흘려 보내야 했답니다orz... 우후후 당연히 기억하죠오~~>_< 지인들 홈에 자취(??) 남기는 걸 잘 못해서 말은 자주 걸지 않지만... 그만큼 자주 맘무님 보러 드나들고 있어요 블로그에 가끔 일기 써주시는 것두... 맘무님의 글도 그림도 조아해요~~♥(새삼스러~~) 사랑스런 맘무님두 머찐 가정의 달 보내시길 바라요!!!!!!♥
전생043022 (22:12) MORE > 하 진짜 괴담 읽듯이 최근에 트위터에서 리트윗 열라게 됐던 밀웜 타래 읽는 것처럼 언제 쥐가 나올지 개떨면서 봤는데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귀엽고 허무하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050122 (05:03)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라 웃겨요 썸네일 낚시 성공...^.^<퍼버버벅!!! 진짜로 괴담이라면 미리 정확히 고지할 것이니 언제나 마음 편하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전생님은 내가 지킬래...(울음을 참는 얼굴)
며칠 전~ 아직 벚꽃이 피어 있을 때... 엄마 밭에서 맛있는 것도 먹구 산소 주변 절에서 할머니 기도도 올리고 왔다. 장례식 땐 잘 못느꼈는데 다시 보니 영정 속 할머니가 너무 예쁘고 귀엽고 반가웠다...
가는 길 돌아오는 길 온갖 봄꽃이 일제히 피어있고 산도 완전히 만개해 있어서 참 예쁘긴 예뻤지만 이상기후 징후들을 접하다보니 굉장히 섬짓한 기분이었다... 요즘엔 진심으로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봄을 맞을 수 있을까 같은 시한부적 상념에 빠진다...... 겁에 질려 떠는 건 아니고... 살아 있을 때 정말로 잘하자 같은......
040722 (04:13) MORE > 거의 1년 전에 이게 뭐라고 마무리하지 못 하고 끝낸 일기 하나를 올려요~ 이제와서 뒤를 잇는 것도 의미 없고 정말 중간에서 끊깁니다^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1년 6월 20일 자우림 공연을 다녀왔어요~ https://youtu.be/eciih6MmZk4 이걸 들으며 후기를 남겨봅니다... 앵콜 마지막 곡이었어요. 화면에 무대가 흑백으로 띄워지고, 건반과 드럼(...) 없이 오래된 친구들 셋이 옹기종기 모여 단촐하다면 단촐하게 연주하는데 꼭 '죽어서 천국에 와 듣는 것 같다' 고 생각했어요. 제겐 천국에서 악기 하나가 흐른다면 (어떤 종류든 상관없이) 베이스일 것이다라는 느낌이 있거든요... '아 좋은 날들이었다 너와 걸은 모든 길이 천국 같은 길이었다 ' … 의도된 연출이라 추측하지만, '살아가는 여러분, 함께 행복합시다.' 를 목놓아 부르고 난 뒤에 여백 없이 바로 이런 전개.... 임에도 전혀 반감도 유감도 저항도 없이 덩달아 '아 정말 좋았지...' 같은 기분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참 뭐라고 할까요...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이거였구나, 하고... 저는 죽음 이후에 '나'라는 자아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진다는 생리적인 두려움이 엄~청 큰데 (이 얘기 했더니 친구가 괴테랬음ㅠㅠ) 행복하고 온건하고 미련없는 죽음을 살아서 어렴풋 느껴보다니 정말 지금 회고해도 가슴 따듯한 순간이었어요.... 음악과 순간의 힘이란!!!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들어온 아티스트인데 어쩐지 단 한 번도!! 머리카락 한 올도!! 멤버 중 한 명이라도!! 실제로 본 적이 없었고, 사실 '열성팬'이랄 건 못 되고 '리스너 (by 문명특급)'였을 뿐이지만, 라이브 영상, 다큐멘터리, 리얼 프로그램,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등... 최근엔 유튜브까지... 접하기는 또 엄청 접해서 막상 무대 위에 선 모습을 보니 '아 뭔가 아는 사람이 서 있다...' 는 기분이 들어서 혼자서 좀 웃었어요... ㅋㅋㅋㅋㅋ 친구가 공연하는 느낌... 같은.... 그리고 그중에 한 명이ㅠㅠ 자꾸 울먹여서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아닐 수도 있지만 보통 3일 공연하면 3일 내내 멘트가 비슷비슷 할텐데, (성의 없단 뜻이 아니라 보통 정말 전하고 싶은 말을 벼려서 오니까 바리에이션이 그렇게 많을 수 없음) 매번 이렇게 울먹였을까 싶어서 더 뭔가.... 애틋... 했어요 이 부분 포함 밴드 얘기하자면 너무 길어서 생략.....
트랙리스트가 정말정말정말 진귀하고 진귀한 내가 자우림 콘서트를 다녀보지 않았어도 알만큼 공연하지 않았던 곡들을 첫 공연에 이렇게 들어버리다니ㅠㅠ 유명한 노래만 불러줬어두 현실감 없었을 텐데 말도 안 되는 리스트 들어버려서... 게다가 밖에 나오니 해가 아직도 중천에 떠 있어서(여태껏 콘서트 끝나고 이래본 적 처음이었음....) 친구랑 둘이서 멍하니 벙~ 앉으면 눕고 싶다고 들으면서 점점 기대가 자라가지구 이러다 '안녕 미미'를 불러줄지도 몰라라고 엄청 가슴 설레 했는데 이 노랜 다행히(?) 없었어요... ㅋㅋㅋㅋㅋ 언젠가 또 다른 기회에 들을 수 있기를... 아~~ 그치만 정말... 너무... ㅠㅠ 너무 진귀한 리스트였어 뻐꾸기처럼 이 말만 반복함.....ㅠㅠ
